밀본 염색약 조합, 바이올렛 컬러로 노란기 잡는 원리



셀프 염색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많은 분들이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전문가용 염색약 ‘밀본(Milbon)’을 직접 구매하여 자신만의 컬러 레시피를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애쉬 브라운, 카키 브라운, 코토리 베이지와 같은 신비롭고 차가운 계열의 컬러에 도전하지만, 결과는 생각과 달리 칙칙한 노란빛이 도는 갈색으로 나와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바로 우리 동양인 모발이 가진 고유의 ‘노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해 줄 전문가들의 비밀 병기가 바로 ‘바이올렛(보라색)’ 컬러의 활용입니다. 이 글에서는 밀본 염색약 조합 시 왜 바이올렛 컬러를 소량 섞어야 하는지, 그 과학적인 원리를 ‘보색’ 이론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하고, 당신이 원하는 완벽한 쿨톤 컬러를 구현하기 위한 실전 레시피까지 모두 공개합니다.



나의 염색이 실패하는 이유, 모발 속 ‘노란기’의 정체

성공적인 컬러 조합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모발의 특성, 즉 염색이 될 도화지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염색의 바탕, 모발의 언더톤(Undertone) 이해하기

동양인의 검은 머리카락 속에는 붉은색과 노란색을 띠는 ‘멜라닌 색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염색이나 탈색을 통해 모발의 색을 밝게 만드는 과정은, 바로 이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붉은색 색소(페오멜라닌)가 먼저 파괴되고, 가장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남아있는 것이 바로 노란색 색소(유멜라닌)입니다.

이렇게 모발이 밝아지면서 드러나는 바탕색을 바로 ‘언더톤’이라고 합니다. 즉, 탈색 없이 염색만으로 애쉬 브라운을 시도했을 때 노란빛이 도는 것은, 염색약이 모발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노란 언더톤 때문입니다.



애쉬 컬러의 적, 잔여 노란 색소의 방해

애쉬(Ash)나 매트(Matte) 계열의 컬러는 기본적으로 파란색, 녹색과 같은 차가운 색소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 차가운 색소들이 모발의 노란 언더톤과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미술 시간에 파란색 물감과 노란색 물감을 섞으면 녹색이 되고, 녹색 물감과 노란색 물감을 섞으면 탁한 연두색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원했던 신비로운 잿빛이나 카키빛은 온데간데없고, 정체불명의 칙칙하고 탁한 갈색(카키빛이 강하면 이끼색처럼 보이기도 함)으로 염색되는 것입니다. 이 잔여 노란 색소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셀프 쿨톤 염색 실패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입니다.



과학적인 해결책, 보색을 활용한 노란기 중화의 마법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노란기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바로 미술 시간의 기본 원리, ‘보색(Complementary Color)’ 관계에 있습니다.

컬러의 기본 원리, 색상환을 이해하기

색상환은 색의 관계를 보여주는 동그란 표입니다. 이 색상환에서 서로 정반대편에 위치한 색들을 ‘보색’이라고 부릅니다. 보색 관계에 있는 두 색을 나란히 놓으면 서로를 더 선명하게 보이게 하지만, 두 색을 섞으면 서로의 색을 중화시켜 무채색(회색 또는 갈색)에 가까운 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노란기의 완벽한 카운터 파트너, 바이올렛

색상환에서 노란색의 정반대편에 있는 색은 무엇일까요? 바로 ‘보라색(바이올렛)’입니다. 이는 염색약 조합에서 바이올렛이 노란기를 잡는 ‘마법의 약’으로 사용되는 과학적인 이유입니다.



염색약 레시피에 소량의 바이올렛 컬러를 믹스하는 것은, 머리카락을 보라색으로 만들기 위함이 결코 아닙니다. 모발의 노란 언더톤을 바이올렛 색소가 정확하게 상쇄시켜 ‘중화’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노란기가 사라진 깨끗하고 하얀 도화지 같은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애쉬나 베이지 컬러의 색소가 본연의 색 그대로 선명하고 깨끗하게 표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메이크업 시 붉은 기를 잡기 위해 그린 컬러 코렉터를, 노란 기를 잡기 위해 라벤더 컬러 베이스를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노란기 잡는 밀본 염색약 실전 조합 레시피

이제 이론을 실전에 적용해 볼 차례입니다. 밀본의 대표적인 라인업인 ‘올디브(Ordeve)’와 ‘어딕시(Addicthy)’를 활용한 조합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산화제는 별도 구매가 필요하며, 보통 6%를 사용합니다.)

목표 컬러베이스 염색약 (주 색상)노란기 잡는 비밀 병기 (믹스용)추천 비율결과 예측
선명하고 깨끗한 애쉬 브라운밀본 올디브 (헬시 시나몬, 펄 그레주 등 애쉬 계열)밀본 어딕시 (퍼플, 애미시스트 등 바이올렛 계열)10 : 1노란기나 카키빛 없이 맑고 투명한 느낌의 정석 애쉬 브라운 컬러 구현
부드러운 코토리 베이지밀본 올디브 (시어모브, 펄 그레주 등 베이지 계열)밀본 어딕시 (시어모브 핑크, 퍼플 등 핑크/바이올렛 계열)5 : 1노란기를 잡아 우유를 한 방울 섞은 듯 부드럽고 오묘한 베이지 컬러 표현
탈색모의 백금발 톤 정리밀본 어딕시 (실버, 그레이펄 등 저명도 애쉬)밀본 어딕시 (퍼플)3 : 1탈색 후 남은 강한 노란기를 중화시켜 깨끗한 백금발 또는 실버 톤의 베이스를 만듦

성공적인 조합을 위한 전문가의 꿀팁

완벽한 레시피를 갖췄더라도, 몇 가지 전문가의 팁을 더하면 실패 확률을 더욱 낮출 수 있습니다.



정확한 비율의 염색약과 산화제 혼합하기

‘감’으로 대충 섞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반드시 전자저울을 사용하여 레시피에 맞는 정확한 비율로 염색약을 계량해야 합니다. 또한, 산화제는 염색약 총량과 1:1 비율로 섞어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예: 염색약 80g + 산화제 80g) 밀본 전용 산화제를 사용해야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염색 전 반드시 스트랜드 테스트 진행하기

본격적으로 염색약을 바르기 전, 눈에 잘 띄지 않는 안쪽 머리카락을 소량 잘라내어 미리 염색을 해보는 ‘스트랜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실제 내 모발에서 어떤 색으로 표현되는지, 적절한 방치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모발 상태(캔버스)를 정확히 진단하기

염색 경험이 전혀 없는 자연모(버진헤어)인지, 이전에 다른 색으로 염색했던 기염모인지, 탈색모인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어둡게 염색했던 모발은 ‘블랙빼기’와 같은 별도의 시술 없이는 밝은 애쉬 컬러 표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현재 모발 상태를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밀본 염색약을 활용한 셀프 염색은 더 이상 단순한 따라 하기가 아닌, 색채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창의적인 과정입니다. 당신을 괴롭혔던 지긋지긋한 ‘노란기’의 정체와 그 해결책인 ‘바이올렛’의 힘을 이해했다면, 당신은 이미 셀프 염색의 고수로 가는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이제 두려워하지 말고, 과학적인 조합을 통해 당신이 꿈꾸던 바로 그 컬러를 직접 창조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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